귀국하기 전날 남편의 두드러기와 통증이 심해졌다.
한국에 와서 남편을 데리고 동네 병원에 갔더니 두드러기가 아닌 대상포진이라고 했다. 큰 병원으로 가라며 써준 소견서를 들고 근처의 대학병원에 갔더니 입원을 하라고 했다. 그렇게 입원한지 이틀 후, 전염의 위험이 있다며 격리 명령이 떨어져서 약 일주일 동안 1인실에 머물렀다. 1인실이 좋기는 좋더군.. 우리가 원한게 아니고 격리 조치로 일인실에 머무르게 된거라 입원비 부담 없이 조용히 머문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그래서 여행의 여운은 느낄 새도 없이 남편은 각종 치료를 받으며 약에 취해 잠을 자느라, 나는 집에서 병원으로 왔다갔다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캐리어도 1주일이 지나서야 열어봤을 정도였으니. 퇴원 후에도 떨어진 면역력을 회복하고 신경치료에 집중하느라 통원치료를 지속했다.
여행이 끝나고 2달 반이 넘은 최근엔 많이 회복이 되어서 다시 운동도 시작했다.
무엇보다 홈브루잉을 할 정도로 맥주를 좋아하는 남편이 3달 가까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금주를 하고 있는데, 가을 쯤에는 와인 한잔 할 수 있도록 건강이 회복 되길 바라고 있다.
너무나 빨리 일상, 아니 병상으로 돌아온 탓에 여행의 추억은 젖을 새도 없었고, 주위에 선물할 기념품도 아직 한켠에 놓여있다.
포르투갈에서 발병한 탓에 남편이 아픈 동안 우리에게 포르투갈 얘기는 정말 금기시 되었다. 그런데 얼마전 여행 사진을 보니 새삼 포르투갈에서 즐거웠던 기억이 떠올라서 남편과 맛있던 빵이며 대구요리, 친절했던 사람들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좀 웃었다.
처음 떠난 장기 여행이라 지금 생각하니 아쉬운 것도 많지만 그래도 좋다.
역시 시간이 문제라 당분간 이렇게 오래, 멀리 여행을 가기는 좀 힘들 것 같지만 다음 여행지는 이미 결정을 했고 그때는 더 즐기고 싶다.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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