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는 교통 뿐 아니라 숙소에서도 비용을 크게 아꼈다. 호텔은 비싸고 호스텔은 싫어서 아파트나 게스트하우스(객실은 독립되어 있고 공용욕실) 등에서 머물렀는데 부킹닷컴과 트립어드바이저의 후기를 참고하며 4달 전부터 준비를 한 덕분에 숙소들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그중 가장 좋았던 숙소가 바로 리스본의 '티피컬 리스본 게스트하우스'
공용욕실을 쓰는 게스트하우스라고 얕보면 큰 오산이다. 객실수에 비해 넉넉한 욕실 덕분에 기다린 적 없이 이용했고 언제나 깨끗했다. 단촐한 조식은 빵이 너무 맛있어서 아침마다 과식을 했고, 저녁에는 널찍한 공용주방에서 요리도 편안히 했다. 그리고 언제나 친절했던 직원!
리스본에서 좋았던 것
- 숙소 근처의 대구요릿집
바깔라우(대구) 레스토랑은 트립어드바이저로 검색해서 간 곳인데 너무 맛있어서 이틀 후 예약을 하고 또 방문했다. 대구요리는 말할 것도 없고, 에피타이저로 시킨 새우요리와 하우스 와인도 좋고 직원의 서비스도 마음에 들었다. 식당이름은 Laurentina o Rei do Bacalhau 였다. 솔직히 여기랑 숙소 때문만으로도 리스본은 다시 가고 싶을 정도..
- 알파마 지구
골목길을 좋아하는 남편과 나에게 너무 사랑스러운 동네였다. 언덕에 걸쳐진 알파마 지구의 골목 곳곳을 다니며 개성있는 샵을 구경하고 다녔다. 유명해서 찾아간 도둑시장은 기대보다는 별로였다. 황학동 같달까.. 알파마 지구의 샵들이 훨씬 좋았다.
- 신트라
알파마 지구를 가는 길에 귀여운 통조림을 파는 가게가 있길래 들어갔는데 도무지 내용물이 뭔지 모르겠어서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대뜸 '너 어디서 왔어?' 한다. 한국에서 왔다니 수첩을 뒤적뒤적하더니 한 면를 펼쳐 보여준다.
'정어리'
정어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사지는 않고 구경만 하는데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해서 한컷 찍었다. 포르투갈 사람들 참 친절하다..
한번은 밤9시쯤 숙소 들어가는 길에 생수를 사려는데 주변의 슈퍼는 모두 닫은 후였다. 할 수 없이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슈퍼가 어디냐고 여쭤봤는데 그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아저씨는 우리가 어떤 난처한 일에 처했는지 손짓발짓으로 물어봣고 우리도 바디랭귀지로 물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물 벌컥벌컥 마시는 시늉..) 아저씨가 따라오라고 해서 쫒아갔는데 생각보다 많이 걸었다. 나쁜 사람같지는 않지만 너무 멀리 가길래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그렇게 20분 정도 걸으니 큰 마트가 나오는게 아닌가? 사실 아저씨가 뭔가 댓가를 바랄거라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의 돈이나 슈퍼에서 뭘 사달라던지. 호의라고 하기엔 너무 먼 거리여서 아저씨가 그런 요구를 한다 하더라도 할수 없지 생각했는데 아저씨는 입구에 오자마자 고맙다는 말도 할 새 없이 휙 돌아서 가버렸다. 오브리가다! 소리를 치자 그는 뒤돌아 씩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생수와 이런저런 식료품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 아저씨 얘길했다. 남편도 아저씨가 뭘 바랄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생각이 참 부끄럽다고 했다. 우린 아저씨에게 미안했고 그 아저씨가 앞으로 큰 걱정없이 좋은 날을 보내면 좋겟다고 얘기했다.
포르투갈에서의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사진.
리스본은 포르투보다 좀 더 정돈된 느낌이었는데, 나는 리스본 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남편은 '당연히 포르토가 더 좋지' 라고 했고. 지금 생각해보니 둘 다 느낌이 많이 다르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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