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에서 알게 된 새로운 즐거움은 다양한 길거리 공연이었다.
처음엔 길에 방송 틀어 놨나 했는데 그게 생음악인걸 알고 좀 놀랐다. 더군다나 하프 연주. 어느 도시에서든 다양한 악기의 길거리 공연을 접할 수 있어서 행복한 여행이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처음 알게 된, 얼핏 보면 솥뚜껑 처럼 생긴 행드럼hang drum.
검색을 하니 핸드럼, 핸드팬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그건 중요한게 아니고 무엇보다 이 악기의 소리가 너무 아름답다.
세비야 대성당 근처에서 행드럼 연주를 처음 접하고선 소리가 너무 신기하고 아름다워서 한참 있었는데 이곳 그라나다에서 또 만나다니 너무 기뻤다. 또 한참을 앉아서 감상하다가 감사의 표시로 동전을. 지나가던 어린이 관람객들도 행드럼 연주를 홀린 듯 보다가 바구니에 동전을 넣었다. 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유투브에서 행드럼 연주를 듣고 있다.
그리고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
나는 이런 저런 바보같은 이유로 알함브라 예약을 못하고 그라나다에 왔는데 시내의 티켓 판매소에서도 구입에 실패해서 알함브라 궁전은 깨끗이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미니 알함브라라는 세비야 알카사르도 봤는데 뭐, 하면서.
그런데 남편이 새벽 6시반에 알함브라 매표소에 가서 티켓을 사왔고 그렇게 알함브라를 감상하게 되었다. 그리고 반성했다. 남들 다 가는거 굳이 봐서 뭐해 라는 오만한 생각을. 명성에는 이유가 있었다.
아시아권 여행지에서 대체로 고개만 좌우로 돌렸다면 유럽에서는 고개를 한껏 젖히고 관람을 하는 일이 많을 듯 하다.
특히 알함브라의 천장은 우주를 새겨놓은 듯한 아름다움이었다.
낮의 그라나다가 알함브라라면 밤의 그라나다는 타파스 투어이다.
어느 집이던지 까냐(맥주) 한잔을 시키면 딸려 나오는 조그만 안주.
소고기 핀쵸부터 꾸스꾸스, 찐새우, 새우튀김, 치즈.. 맛있으면 맛있는대로, 입에 안맞아도 처음 접하는 맛을 즐겼다.
세비야에서 큰 감동을 받아서 그라나다에서도 플라맹코를 보기로 했다.
유명한 동굴 플라맹코는 그닥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 트립어드바이져 상위에 랭크된 공연장에서 보았는데 역시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세비야의 플라맹코가 '조금' 더 좋았지만 그라나다의 플라멩코를 먼저 봤다면 달랐을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플라맹코의 에너지는 대단하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알함브라 궁전 예약을 안한것도 아니요, 바로 그라나다에 2박 3일만 머무른 것이다. 이 점 때문에 남편으로부터도 맹 비난을 받았다. 짧은 일정인지라 새벽부터의 알함브라 티켓 구입과 오랜 시간의 궁전 관람, 그리고 타파스 투어 등으로 정신없이 바쁘고 조금 피곤했던 그라나다였다. 다음에 스페인에 오면 세비야와 그라나다 외에 안달루시아의 여러 도시를 둘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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