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여성의 직장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기사를 읽던 중 이 책을 권하는 몇 개의 댓글을 보고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왔다. 저자는 결혼 후 직장을 그만 두고 가정에 전념하기 위해 전업 주부의 길을 택한 여성들에게 끊임없이 경고한다. 결혼할 당시 장미빛이던 미래는 언제라도 크고 작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남편의 실직이나 병, 더 나쁘게는 이혼이나 사별을 겪에 되었을 때 전업주부는 경제적으로 대처하기에 너무나 취약하다. 평온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던 주부라도 15년에서 20년 정도 후에는 헌신을 다해 보살폈던 아이들이 독립을 한 후 달라진 역할에 대한 상실감을 겪게 된다. 이렇게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머문다면 경제적 어려움 뿐만 아니라 정체성 확립에도 큰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우리 애들은 제게 많이 의존하는 편이에요. 저처럼 집에 오래 있다 보면, 다른 사람들은 할 줄 모르는 많은 일을 하게 된답니다"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그 일이 무엇인지 물어보자 그녀는 "장보기와 요리죠. 우리 가족은 제가 하는 요리를 너무 좋아해요"하고 대답했다/
/ 아이양육은 15년의 마라톤과 같다. 엄마의 손길이 일일이 필요한 시기는 이보다 짧다. 그 뒤에는 또 다른 30, 40년의 당신 삶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자란다/
/ 최소한 4년 정도는 기운이 다 빠질 정도로 힘이 들 것이다. 종일 업무에 지쳤어도 집에 가면 아이 목욕도 시키고 양치질도 해줘야 한다. 하지만 그 시기가 계속되는 건 아니다. 아이들은 어느새 자라서 밤에야 집에 돌아온다. 크면서 다른 방식으로 엄마를 찾는다 /
/ 일하지 않는 여성은 자신을 부양하는 남성에게 의지해야 한다. 기생충의 운명은 숙주에게 달렸다./
/ 전업주부들은 남편이 자신이 집에서 하는 일의 가치를 알아준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의 남성이 솔직히 얘기할 때, 전업주부를 비하하는 경향을 보인다 /
/ 일을 통해 얻는 자기만족감은 충만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자녀를 키우고 가정을 돌보는 일은 물론 중요하지만 여성의 모든 재능과 에너지를 거기에만 몰두할 필요는 없다/
사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육아에 대한 경제적, 정신적 준비와 합의 없이 아이를 낳고선 당황해서 울고 짜고 하는 부부들이다. '당신을 닮은 예쁜 아이'를 갖고 싶다는 소박한 바램의 결과는 만만치 않다. 결국 아이를 돌봐주는 것은 늙은 엄마이고, 퇴근 후 집으로 출근하여 밤 늦게 까지 집안 일을 하는 것은 여성의 몫인 경우가 많다. 아빠도 부모인데 왜 아빠는 육아와 집안 일을 '도와'주기만 해도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일까? 가정 내의 역할 분담마저 당당히 요구하지 못하는 여성이 일터에서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기가 쉬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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