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의 시작은
약(영양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픽 쓰러지는 퍼포먼스로 시작.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섭취하는 영양제는 3가지로 줄이기로 했다.
영양제에 의존하기 보다는 쉬고 있던 요가도 다시 하고, 공원도 좀 돌고 해야 하는데 너무 귀찮다.
뭔가를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 아.. 이걸 쓰고 있는 지금도 갑자기 압박감이 빡!!!!!!
홍대는 무척이나 한산했다. 완전 귀여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빈티지숍에서 할머니같은 가디건을 사고, 이상한 카페에서 와인을 마시면서 만화를 읽었다. 요새는 화이트 와인만 마시는데, 한국인의 레드와인 사랑 때문인지 이번 연휴에 방문한 두 곳 모두 화이트 와인은 2가지 이하만 구비하고 있었다. 어차피 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데 고민하지 않아도 되어서 편했다.
하찌와 애리의 공연에 갔다. 홍대의 소규모 공연은 처음인데 모두 얌전해서 좀 놀랐다. 일본인인 하찌씨 마저 "오늘 관객들은 일본인 관광객 같네요" 했으니. 공연이란걸 처음 간 남자친구의 반응이 제일 요란했다. 그리고 음향이 엉망이라 조금 화가 났는데 애리씨의 <한오백년>을 듣고 누그러졌다. 2부에 정민아씨의 가야금 연주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동료분의 해금연주 또한 놀라웠다. 또 듣고 싶다. 공연 후 들른
레게치킨 또한 놀라웠다. 이것도 또 먹고 싶다.
김환기 회고전도 다녀왔다.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적해서 좋았다.
남자친구는 평소 그림 구경은 하지 않는데, 이런 곳에 데리고 가면 나보다 더 꼼꼼하게 오랜 시간 감상을 하여 함께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다. 불쑥
이대원 화백의 그림도 보고 싶다. 몇년전 그냥 들른 갤러리에서 큰 화폭 가득한 그림에 넋을 잃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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