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선 데땀에서 20분정도 떨어진 단키호텔에 묵었는데 벤탄마켓이 종점인 버스(13번/2000vnd) 타는 재미도 쏠쏠하고 한인호텔이라 물건 맡기기도 좀더 안심이다.
single room : 20$/1night. 1박시 픽업비 5$추가 (2박이상은 무료)
직원은 영어와 한국말을 조금씩 할줄 알아서 의사소통에 별 문제는 없었다. 아침에 시내로 가는 내게 '벤탄마켓'이라고 씌여진 쪽지를 내게 주면서 '사람들, 언니 말 몰라요. 이거 주세요'한다 :)
버스를 기다리자니 동네아저씨가 와서 머라머라 하는데 왠지 어디가냐는거 같아서 직원이 준 쪽지를 보여주니 손바닥에 13이란 숫자를 쓰고는 옆에 같이 기다려준다. 그러면서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5명으로 불어나고. -_-;;;; 버스가 오니 도로까지 나가서 세워주고 잘가라고 해줬다.
헌데 바글바글 버스를 타니 내게 자!리!양!보!를 하는 젊은이. 당황스러워서 사양을 했는데 할머니 한분이 버스 맨 뒷자리의 사람들을 닥달해 자리를 만든후 내게 앉으라고 했다. 민망했지만 할머니의 말씀이기도 하고 버스안의 사람들이 다 보고 있으니 얼른 가서 앉았지. 외국인이 서있으면 부담스럽나...? 암튼 되게 고마웠다 :)
종점(벤탄마켓앞)에 내리니 11시쯤되었다. 오늘의 계획은 전쟁박물관.미술박물관.쇼핑인데 박물관은 11시30분부터 1시까지는 문을 닫으므로 우선 벤탄마켓을 구경하기로.
일단 계획을 짜려고 벤탄앞의 작은 광장에 앉아 지도를 보고 있으려니 쎄옴기사가 다가와 쩌런시장에 가지않겠냐고 한다. 가고 싶지만 난 다른곳에 가야한다.했더니 더 조르지 않고 지도를 달라더니 어딜 가냐 묻고 지름길을 알려주었다. 이 아저씨와는 일본말로 주로 얘길 했는데 (한국사람이 일본말 하는것에 굉장히 놀람) 한국말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밖에 모른다길래 미안합니다.를 가르쳐주었다. 안되는 발음 열심히 연습하다 성공하니 박수를 치며 기뻐하더군 :) 시간만 되면 정말 이 아저씨와 쩌런시장에 가고 싶었는데..
남대문같은 벤탄마켓 내부.
엄마드릴 백을 하나 사고 베트남커피도 한봉지 샀다. 시장안의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왠지 배가 불러 그냥 지나쳤다. 아쉬워.
이것저것 구경하니 1시. 전쟁박물관 가는 도중 블루커피라는 곳에 들러 밀크커피를 마시며 가방정리를 했다.
더워서 부채질을 하니 점원이 조용히 에어컨을 틀어준다. 고마워라
전쟁박물관 가는 길에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고 바람이 세게 불었다. 그러면서 갑자기 간!판!이 내 앞에 떨어졌다. 두발자국만 앞에 갔음 난 뒤지는 거였다. 놀라서 털썩 주저앉아버렸는데 어디선가 아줌마가 달려나와 날 부축해서 가게안에 데리고 가서 뜨거운 차를 내주었다. 아줌마는 영어를 하나도 못했지만 어쨌든 난 열심히 고맙다고 말했다
전쟁박물관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중 가장.. 인상 깊은 곳.
마당엔 헬기나 탱크등이 전시되어 있고 건물안엔 주로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참전국가 리스트에 껴있는 사우스 코리아.
모두 조용한 분위기에서 관람. 한쪽엔 베트남전에서 사망한 종군기자의 명단이 쭈욱 있다. (물론 더 많겠지만) 18살짜리 에디터부터 할아버지 포토그래퍼까지, 인종과 국적, 나이, 성별을 가리지 않고 보도를 위해 목숨을 내놓은 자들의 생.에 대한 간략한 설명고 함께 총탄을 맞아 구멍이 뚫린 카메라 사진도 커다랗게 걸려있따
네이팜탄 폭발때 울부짖는 소녀.사진만큼 유명한 사진. 오른쪽은 포토그래퍼 사와다 교이치.
그는 강을 건너는 엄마와 아이들을 찍은 이 사진으로 퓰리쳐 상을 받았고 1년후 사진속의 엄마와 아이들을 찾아가 상금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몇년후 캄보디아 근처에서 전사. 나 이 사람 사진 참 좋아한다.
이렇게 전쟁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건 이들이 있고, 전쟁을 더 참혹하게 만들기 위해 목숨걸고 참전한 나라와 사람들도 있다
고엽제 피해자들의 사진이다. 고엽제때문에 기형아로 사산된 태아도 포르말린 액에 담겨 전시되고 있는데 무서워서 자세히 안봤다. 고엽제 피해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전쟁박물관에서 시간 가는줄 모르다보니 벌써 4시다. 미술관은 4시30분까지 하는데.. 결국 미술관은 포기하고 사이공스퀘이에 가서 키플링 가방을 사기로 결심.
작년에 키플링을 샀던 가게를 수월하게 찾아갔다. 8개 고르고선 '나 작년에도 여기서 샀고, 내년에도 올거다. 좀 깍아주세요' 하고 애교를 부리며 -_- 마구마구 깍았다. 주인아줌마 비장한 표정으로 마지막 선을 계산기에 제시하면 난 거기서 또 살짝 -30,000을 계산기로 두드리고 그럼 아줌마는 웃으면서 내 팔을 때리곤 +20,000을 하고.. 난 또 -10,000을 두들기고 -_- 즐거운 쇼핑 :)
가방쇼핑을 마치고 사이공스퀘어안의 마트에서 달랏와인과 연유를 샀다
쇼핑으로 지친 심신을 렉스호텔 근처의 카페에서 초코렛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달래고
저녁식사로는 어떤 여행기에서 추천해준 벤탄마켓 뒤쪽의 Thanh Bihn에 갔다
외국인을 위해 사진과 영어로 설명이 첨부된 메뉴판
내가 시킨 분보후에. 옆에 있던 베트남사람이 빨간고추가루같은걸 뿌려먹으라고 가르쳐줘서 나도 그렇게 했다. 아 되게 맵고 얼큰한게 힘이 팍팍 솟는다. ^^
밥먹고 동코이 거리로 가서 치크케익에 밀크티 또 먹었다. (돼지충)
자.. 이제 귀국준비. 단키호텔에 가서 짐을 찾고 직원에게 2시간만 호텔방을 쓰고 싶은데 얼마냐 했더니 '공짜'란다. :D 고마워서 mmmg열쇠고리를 선물했다.
방에서 씻고 짐정리하고 밤11시에 호텔에서 불러준 택시타고 탄손넛공항으로 출발. 호텔에서 불러준거라 흥정할 필요없이 미터기로 정확히 받는다.